직장 그만두고 아무것도 없이 술집 창업한 찐후기! 준비, 시행착오, 돈 없이 시작하는 법까지, 창업 꿈꾸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담았습니다.
회사 때려치고 나와서 맨몸으로 술집 차렸다는 말, 요즘 어디서 한 번쯤은 들어봤을 거예요. 유튜브나 블로그 보면 ‘0원 창업’, ‘직장 그만두고 대박’ 이런 이야기들이 넘쳐나니까요. 하지만 정작 그 안에 어떤 고민과 노력,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제대로 다루는 글은 많지 않죠. 저도 그랬어요. 검색만 수백 번 했고, 현실은 더더욱 막막했거든요.
이 글은 제가 회사 그만두고, 아무 자본도 없이 정말 맨손으로 술집 하나 열어보기까지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다 잘됐다고만은 할 수 없고, 지금도 완벽하진 않지만요. 그래도 맨땅에 헤딩했던 그 시간들이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용기내 써봅니다.
왜 퇴사를 결심했냐고요?
누군가는 이직으로 갈증을 달래고, 누군가는 사이드 프로젝트로 위로를 찾지만, 저는 매일같이 ‘내 시간인데 왜 남한테 통제받고 있지?’ 하는 생각에 지쳐갔어요. 일은 잘했지만, 마음이 너무 피폐해졌죠. ‘이 돈 벌자고 나 이렇게 살아야 하나’ 싶었고요.
그리고 어느 날, 회의 도중에 팀장님이 던진 한 마디가 결정타였어요.
“넌 왜 이렇게 태도가 애매하냐?”
이 말 듣고 화장실 가서 한참 울었어요. 그날 퇴사 결심했습니다. ‘태도 애매한’ 사람으로 평생 살 순 없더라고요.
술집? 왜 하필 술집이냐고요?
사실 저 술 잘 못 마셔요. 그런데 친구들이랑 술 마시러 가면 분위기 보고, 메뉴 구성 보고, 조명이나 음악까지 다 평가하게 되더라고요. ‘나도 저런 공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 어릴 때부터 있었거든요.
대기업 다니던 친구가 말했어요.
“너무 로망 갖지 마. 자영업 진짜 힘들어.”
그 말 맞아요. 근데 저는 술집을 ‘돈벌이’가 아닌 ‘내 공간 만들기’로 시작했어요. 어차피 뭘 해도 힘든 거,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로 했죠.
진짜로 돈 없이 시작했냐고?
많이들 물어요. “정말로 술집창업 자본금 없이 가능했냐고?” 솔직히 ‘완전 0원’은 아니었어요. 딱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퇴직금 470만원이 전부였고, 그 외에 신용카드 할부로 막은 부분도 많아요. 창업은 결국 리스크예요. 다만 그 리스크를 얼마나 나눌 수 있느냐가 핵심이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했던 방법을 공유해볼게요:
- 월세 대신 쉐어매장 선택: 개인 임대 말고, 이미 인프라 갖춰진 곳에 일정 시간 빌려 쓰는 구조였어요.
- 중고 인테리어 소품 구입: 인스타 감성은 살리되, 번쩍이는 조명 같은 건 무조건 중고나라.
- 메뉴는 최소화: 처음부터 메뉴판 꽉 채울 필요 없어요. 딱 잘 팔릴 수 있는 3~5개만 정했습니다.
- SNS로만 홍보: 따로 돈 들이지 않고, 인스타그램, 당근마켓, 맘카페까지 활용했어요.
가게 이름은 어떻게 지었냐고?
사람들이 제일 많이 물어본 질문 중 하나. ‘뭔가 있어 보이는 이름이 좋지 않을까?’ 고민하다가, 제 가게 이름은 **“퇴사주점”**으로 정했어요.
퇴사한 사람들이 모여, 오늘 하루를 위로받는 곳.
사실 ‘퇴사’라는 단어엔 엄청난 감정이 들어 있잖아요. 이 이름 하나만으로도, 비슷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공감해줄 거라 생각했어요. 실제로 이름 보고 찾아온 손님들도 있었고요.
오픈 준비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건?
의외로 가장 어려웠던 건 ‘혼자 결정하는 것’이었어요. 회사 다닐 때는 어차피 누가 책임져줬잖아요? 그런데 내 가게는 내가 전부 책임져야 하니까, ‘이게 맞나?’ 싶을 때 너무 불안하더라고요.
가령 이런 것들:
- 인테리어 색 조합
- 메뉴 가격 설정
- 오픈 시간과 마감 시간
- 첫 손님 받을 날 정하기
혼자 무수히 많은 시뮬레이션을 하면서도, ‘내 선택이 망치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불안을 이겨내야 진짜 ‘내 가게’가 되더라고요.
시행착오도 한가득이었어요
당연히, 실패도 많았죠.
- 첫날 손님이 1명도 안 온 날: 진짜 울었어요.
- 메뉴가 맛없다는 후기: 뼈 때리는 지적이었지만 결국 그 피드백 덕분에 맛이 좋아졌어요.
- 술에 취한 진상 손님: 감정 소비가 너무 심했지만, 어떻게 대처할지 배웠죠.
- 알바 잘못 뽑은 사건: 돈 떼이고, 가게 망신까지… 그 뒤로는 면접 엄청 꼼꼼히 봐요.
이런 경험들이 있었기에 지금은 덜 흔들리고, 문제 생겨도 대응력이 생겼어요.
초반 매출은 어땠냐면…
오픈 첫 달은 진짜 바닥이었어요. 총 매출 86만 원. 월세, 재료비, 잡비 다 빼면 마이너스였죠. 근데 두 번째 달부터 조금씩 입소문 타더니, 세 번째 달에는 280만 원. 네 번째 달은 470만 원까지 올라갔어요.
물론 대박은 아니지만, 꾸준히 오른다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특히 단골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수익이 안정되기 시작했거든요.
단골을 만드는 방법?
이건 제 노하우인데요, 몇 가지 팁 드릴게요:
- 손님 이름 외우기: “이름 기억해주셔서 감사해요”라는 말, 손님들한테 꽤 감동이에요.
- 작은 서비스: 감자튀김 조금 더 주거나, 술잔 예쁜 걸로 바꿔주기.
- 이야기 들어주기: 퇴근 후, 속 얘기할 데 없는 분들 꽤 많아요. 들어주는 게 큰 서비스예요.
- 소셜 이벤트 열기: ‘퇴사자의 밤’, ‘혼술러 모임’ 이런 이벤트로 커뮤니티를 만들었어요.
창업 준비 중인 분들에게 드리고 싶은 말
- 꿈은 크되, 실행은 작게 시작하세요. 처음부터 무리한 대출이나 투자로 시작하지 마세요.
- 사람 말 너무 믿지 마세요. 조언은 듣되, 결정은 본인이 하셔야 합니다.
- 멘탈이 반입니다. 장사가 안 되는 날도 많고, 무시당하는 일도 많지만, 그걸 견디는 힘이 결국 창업을 이어가게 해요.
- 좋아하는 일이라고 쉬운 건 아니에요. ‘내가 좋아하는 일’도 일이 되면 지칩니다. 그걸 각오하고 시작해야 해요.
그럼 지금은 행복하냐고요?
네. 물론 하루에도 열 번씩 ‘다 접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손님이 가게에 와서 “여기 참 좋네요”라고 말할 때,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그 한 마디 들으려고 하루 종일 청소하고, 준비하고, 서빙하죠.
회사는 그만뒀지만, 지금은 제 삶의 주인이 된 느낌이에요. 내가 만든 공간에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사람들과 마주할 수 있으니까요.
자주 묻는 질문
Q1. 자본금이 정말 500만원 이하로 가능한가요?
A. 쉐어매장, 중고 인테리어, 최소 메뉴 구성 등으로 500만원 이하 가능하지만, 본인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요.
Q2. 꼭 요식업 경험이 있어야 하나요?
A. 아니요. 저도 없었어요. 하지만 배우려는 태도와 손님을 대하는 진심이 중요합니다.
Q3. 지금도 수익이 안정적인가요?
A. 월마다 편차는 있지만, 생활 가능한 수준은 되고 있어요. 다만 외부 변수(날씨, 계절 등)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Q4. 가장 후회되는 선택은?
A. 첫 인테리어에 너무 돈을 아낀 것. 결국 다시 손보느라 이중 비용 들었어요.
Q5. 다시 돌아가도 창업할 건가요?
A. 네. 똑같이 힘들겠지만, 다시 시작할 것 같아요. 후회보단 배운 게 더 많으니까요.
지금도 매일매일 배워가며 가게를 운영 중이에요. 이 글을 읽고 누군가 한 발짝 내딛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충분해요. 망설이던 그 순간에 이 글이 작은 용기가 되길 바랍니다.
퇴사하고 맨손으로 술집 차렸지만, 그래도 아직 살아 있어요.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살아낼 겁니다.
술 한 잔 하러 오실래요? 🍻